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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가족을 위한 아버지의 헌신, 영화 <국제시장>

by 물먹은별별 2023. 9. 26.

대한민국 격변기를 살아온 그들의 희생을 다룬 영화, <국제시장>

한국전쟁과 파독 광부, 베트남 파병까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사건들을 겪으며 힘든 삶을 살아내었던 그 시절의 부모 세대를 엿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러닝타임 내내 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면서 지루할 틈 없는 영화로써 특히 부모님과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화 &lt;국제시장&gt; 포스터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1. 영화정보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때의 흥남 철수 작전부터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 전쟁 이후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겪는 주인공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2014년 12월에 개봉하였으며, 상영시간은 2시간 6분입니다. 영화 <두사부일체>, <1번가의 기적>, <해운대> 등을 연출한 대한민국의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제작자인 '윤제균'님이 감독을 맡았습니다. 부산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배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평론가들에게는 신파적인 스토리와 평면적인 대사와 연출 등으로 낮은 평점을 받았으나, 동시대를 살아왔던 부모 세대들의 공감과 젊은 세대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며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1,426만 명이라는 관객 수를 기록하며 1,000만 관객 영화에 등극하였고,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관객수 4위와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매출액 7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참고로 '윤제균' 감독은 영화 <해운대>에 이어 대한민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천만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연출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2015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황정민)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을 수상하였고, 같은 해 청룡영화상에서는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남우조연상(오달수), 미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 티빙, 왓차,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되고 있습니다. 

 

2. 영화 뒷 이야기

1979년대의 한국 광부들은 태백 등지에서 돈벌이가 매우 좋았기에 파독 광부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광부들 보다는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 지원했고, 높은 실업율로 인해 고학력자들도 파독 광부에 많이 지원을 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돈과 뒷배를 가져야만 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영화와 같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주인공 같은 경우에는 선발되었을 가능성이 희박했을 거라고 합니다. 다만 파독 광부와 간호사 간 맺어지는 경우는 실제로도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파독 광부는 비자 갱신이 되지 않아 영화의 주인공인 '윤덕수'처럼 귀국을 해야 했는데, 비자갱신이 가능한 파독 간호사와 결혼을 하면 이런 제약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자 만료가 가까워지는 광부들은 간호사들에게 적극적으로 구혼을 했다고 합니다. 한편,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 이후 인도에서는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여 <바라트>라는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바라트>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이 문제 되던 시기에 헤어진 아버지를 대신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가족을 부양한 주인공이 훗날 헤어진 아버지와 누이를 찾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2019년 6월에 개봉하였는데 제작비의 3배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3. 줄거리 및 결말

1950년대 한국전쟁 중 퇴로가 막힌 함경남도 흥남에서는 미군 화물선이 피난민들을 태우고 철수하려 합니다. 이 때 주인공인 소년 '덕수' 역시 가족들과 함께 여동생인 '막순'이를 업고 힘들게 배에 오르지만 난리통 속에서 결국 여동생을 놓쳐버립니다. 이를 알게 된 '덕수'의 아버지는 '덕수'에게 네가 이제 가장이니 남은 가족들을 잘 지켜달라는 말을 남기고 '막순'이를 찾기 위해 다시 배 밑으로 내려갑니다. 그 순간 멈춰있던 배가 출발해 버리고 이렇게 '덕수'는 아버지, 여동생과 이별하게 됩니다. 이후 '덕수'는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 등 남은 가족들과 함께 부산에 사는 고모가 운영하는 '꽃분이네'라는 잡화점을 찾아가게 되고, 이곳에서 가족들은 정착합니다. '덕수'는 낯선 부산에서 '달구'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씩 적응해 나갑니다. 시간이 흐르고 청년이 된 '덕수'는 서울대에 합격한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달구'와 함께 파독 광부에 지원하여 통과됩니다. 독일에서 광부로 일하던 중 파독 간호사로 일하고 있던 '영자'를 만나게 되고, 둘은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을 합니다. 이후 '덕수'는 꿈꿔왔던 선장이 되기 위해 해양대학교에 입학하지만 여동생의 결혼자금과 고모의 잡화점을 지켜내기 위해 '달구'와 함께 전쟁 중인 베트남으로 떠납니다. '덕수'는 베트남에서 후방 지원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평생 다리를 절게 되지만, 그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후 KBS 방송국에서 진행한 '이산가족 찾기'를 통해 전쟁통에 잃어버렸던 여동생 '막순'이를 찾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노인이 된 '덕수'는 '영자'에게 이제는 아버지가 너무 나이 들어 이곳에 찾아오지 못함을 내비치며 '꽃분이네'를 처분하자 이야기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4. 감상평

영화가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노인이 된 '덕수'와 '영자'가 나눈 대화였습니다. '덕수'의 주변인들 모두 '꽃분이네' 잡화점을 팔고 더 좋은 곳으로 가자고 설득하지만, '덕수'는 끝까지 반대합니다. 이때까지 저는 단순히 잡화점이 고모가 평생을 일군 곳이자 '덕수'의 가족들을 먹여 살렸던 곳이라는 점 때문에 이를 지키려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끝까지 가게를 팔지 않는 '덕수'를 주변인들은 고집불통이라면 못마땅해 합니다. 이후 '덕수'가 '영자'와 나란히 앉아 덤덤하게 "이제 가게 팔자. 아버지 이젠 나이가 너무 드셔서 못 오시겠지"라고 말합니다. '덕수'는 아버지가 '막순'이를 찾으러 갈 때, 서로 헤어지게 될 경우 '꽃분이네'서 만나자고 했던 마지막 말 때문에 그토록 '꽃분이네'를 지키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자신의 꿈도 포기한 채 열심히 살아왔던 '덕수'였지만, 노인이 될 때까지 늘 마음 한편에는 아버지가 언젠가는 찾아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여동생은 찾지만 결국 아버지의 행방은 알아내지 못하며 끝이 납니다. 저는 이 대사를 통해 생사여부도 알지 못한 채 평생을 그리워하며 산 '덕수'가 이제는 마음의 짐을 조금을 덜어내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가 자신의 실수로 여동생에 이어 아버지마저 떠나보냈다는 죄책감에 더욱더 가족들을 위해 헌신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말미에 '덕수'는 아버지 사진을 보며 힘들었던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울음을 터트립니다. 이때 아버지의 환영이 나타나면서 어린 덕수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전쟁이라는 큰 아픔을 겪고 격변했던 대한민국의 한복판에서 가족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했던 '덕수'와 그 시절의 부모님에게 고생 많았고 정말 고마웠다고 안아주고 싶은 영화였습니다.